DALLAS
AA센터와 BBQ와 JFK의 도시 댈러스..
보통 '달라스'라고 많이 하는데, 국립국어원 외래어 표기상 '댈러스'가 맞으므로 나는 앞으로도 '댈러스'라고 부를 것이다. ^.^
MO에서 다른 주로 이동할 때는 보통 댈러스 아니면 시카고에서 환승을 한다. 그래서 두 달 전 여기 처음 올 때도 댈러스 공항을 거쳤는데, 이번에는 환승 말고 작정하고 댈러스를 찾아가보았다. 사실은.. 관광 때문이 아니고.. 오로지.. ㅁㅈ이 보러 갔는데..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약속이 펑크(?) 났다.

MO엔 없는 한인타운이 있고 순대국도 먹을 수 있다길래 일단 비행기 내려서 바로 거기부터 갔다. Carrollton H마트 앞에 있는 한식당의 순대국.. 두 달 만에 먹는 순대국.. 너무 반가워서 파도 골라내지 않고 먹은 순대국.. 비록 당면순대 밖에 안 들어있지만 이게 어디냐 싶었던 순대국. ㅋㅋ

H마트 구경. 월마트, 트조, 하이비, 알디 등등을 맨날 드나드는 마트 구경 전문가지만 H마트는 처음 가봤다. 왜냐.. MO에는 H마트가 없으니까.. ㅎㅎㅎ H마트는 엄청 크고 또 엄청 많은 게 있었다. 이런 것까지 있다고? 싶은 것까지 있었다. 가장 반가웠던 건 칸쵸.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일하다 갑갑하면 누구 불러서 편의점 내려가서 칸쵸 사먹는 게 큰 낙이었다. 칸쵸에 이름 새기는 이벤트 때문에 갑자기 품귀 현상 일어났을 때 진짜 격분했는데.. 나의 얼마 안 되는 낙을 이렇게 빼앗기다니! 하면서. ㅎㅎ 미국 와서 칸쵸 비슷한 과자가 없나 열심히 찾아봤는데 못 찾았다. 그러던 중 드디어 H마트에서 만난 칸쵸. 묶음 판매를 하길래 냉큼 샀다.

호텔 좋았는데.. 날씨도 좋았고.. 뷰도 좋았고.. 기분은 나아지지 않았다.. 비행기 내리자마자 전해진 약속 펑크 소식에 상당한 충격을 받고 개 우울해져서 'ㅁㅈ이를 못 보는 거면 여기 왜 왔지..?' 하는 생각만 들었다. 그냥 비행기까지 타고 칸쵸 사러 온 사람 된 기분? ㅎㅎ.. 비행기표랑 숙소 값이 얼만데.. 이렇게 당일에 통보를 한다고..? 과연 여기가 LA나 뉴욕이었어도 그랬을까? 서럽고 서럽고 또 서러웠다. ㅠㅠ

그래도 가보긴 해야지.. 아메리칸 에어라인 센터.. 그나저나 어쩌다보니 미국 와서 국내선은 아메리칸 에어라인만 탔는데 불만이 있다. 얘네는 위탁수하물 없다고 해도 자꾸 탑승구 앞에서 내 기내용 캐리어를 납치해서 위탁수하물로 부쳐버린다. 나는 당연하게도 보통 제일 싼 티켓을 사기 때문에 탑승 순서가 마지막인데, 내가 탈 때쯤 되면 기내에 짐 실을 공간이 부족해지나보다.. 짐 맡기고 찾기 귀찮아서 일부러 기내용 캐리어만 가져왔는데 그걸 왜 위탁수하물로 부치나요..? 그리고 그럴거면 캐리어 보호커버를 가져왔지!! 처음엔 '엥..?' 이러면서 영문도 모르고 당했고 두번째는 알고도 당했다. 무방비하게 위탁수하물로 던져진 검정색 캐리어는 나중에 찾을 때 보면 기스가 엄청 늘어나있다. 아 그거 비싼 거라고요.... 여튼 이러한 AA에 대한 불만을 되새기며 AA센터 입성. 약속 펑크 소식을 들은 뒤 큰 기대도 안 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했는데.. 실제로 큰 감흥이 없는 두 시간을 보냈다. ㅋ..

유명한 눈알. 댈러스 예술지구가 그렇게 좋다던데. 짧은 일정으로 왔으므로 가진 못하고 이것만 구경.


그래도 텍사스까지 왔으니까 BBQ를 먹어야죠. 유명하다는 Terry Black's BBQ는 숙소에서 좀 거리가 있길래 동선의 효율을 따져 Moak's Family Texas BBQ에 갔다. 식당 앞의 큰 소에서 훈제를 하는지 엄청 맛있는 냄새와 연기가 난다. 브리스켓, 할라피뇨 소시지, 맥앤치즈, 맥주를 시켰다. 와 브리스켓 굿. 소스 굿. 할리피뇨 소시지는 한국인이 좋아할 만한 맛이었지만 좀 짰다. 맥앤치즈는 너무 많아서 다 못 먹었다.


밥 먹고 MoMoney에 갔다. 돈을 주제로 한 인터랙티브 박물관인데 올해 개관했다고 함. Sixth Floor Museum에 갈까 여기에 갈까 밥 먹으면서 5분 정도 고민한 끝에 여길 선택. 더 재밌어보였기 때문이다. 입장료는 20불. 주말엔 꽤 붐빌 것 같다. 티켓은 인터넷으로 예매하고 가는 걸 추천. 들어가자마자 간단한 설명을 듣고.. '돈은 당신에게 뭐냐' 하는 질문을 받고.. 3개의 문 중 하나를 선택해서 들어가야 한다. 난 Freedom을 선택했는데 Opportunity를 선택하는 사람이 가장 많다고 한다. 생각보다 더 재밌는 곳이었다. 내 얼굴로 지폐도 만들어주고 ㅋㅋㅋ 방 안에서 레이저 피해 움직여야 하는 도둑 체험도 있음. 개꿀잼이라 혼자 3번이나 함 ㅋㅋㅋ

Sixth Floor Museum은 들어가진 않았지만 아무래도 댈러스에서 가장 유명한 곳인 만큼.. 당연히 보러갔다. MoMoney 바로 앞이긴 함. 오스왈드가 이 건물 6층에서 카퍼레이드 중인 케네디를 쐈다. 케네디 피격 사건에 대해 제일 많이 들은 이야기는 UPI 기자의 전화기 쟁취 일화다. 사건 직후 케네디 뒷차에 타고 있던 기자들 중에 UPI 기자가 하나분인 카폰을 제일 빨리 잡아서 1보를 먼저 쐈고, 전화기 뺏긴 AP 기자는 옆에서 눈 뜨고 물 먹었다는 이야기.. 여튼 역사의 현장에 오니 신기하고 기분도 좀 이상했다. 당시 긴급뉴스 영상 같은 것도 찾아보게 됐다. 노트북도 핸드폰도 없던 시절, 기자들은 이 경천동지할 소식을 어떻게들 보고하고 취재하고 썼을까.

케네디가 총을 맞은 위치는 X자로 표시돼있다
갑작스러운 댈러스 방문, 비록 목적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텍사스를 찍먹했다는 점에 의의를 두도록 하자.. 칸쵸를 산 것에도 의의를.. ㅋ... 댈러스는 아마 환승하러 몇 번 더 가게 될 것 같다. 공항 밖으로 나가진 않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