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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따끔 1 2025.07.11
  2. 술취한 귀갓길 2025.07.03

따끔

손가락 마디쪽 피부가 찢어지기 시작한지 반년이 넘었다. 예전엔 손끝 피부가 갈라졌는데, 작년 겨울부터는 마디 주름이 찢어져 갈라진다.

너무 심해지면 약 바르고 밴드 붙여서 좀 나아지고.. 다 나은 것 같아서 며칠 신경 안 쓰면 또 갈라지고. 그러면 다시 약 바르고 밴드를 붙이고... 이러고 있다. 

반년 넘도록 병원에는 한번도 안 갔는데, 별거 아니고 그냥 혼자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랬다.

근데 요새 보니까 내 생각보다 이 상처가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 같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신경이 날카로워질 정도로 따끔거린다. 조금만 나아져도 금방 까먹긴 하지만. 한창 안 좋을 땐 좀 많이 불편하다. 

이 손가락 마디만 그런 게 아니고 지금 전반적인 내 상태가 그런 것 같다.

별거 아니라고, 혼자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진짜 그럴까? 상태가 많이 안 좋아지면 나름 발버둥을 쳐보고. 근데 조금 나아지면 또 신경 안 쓰고. 약속은 권하는대로 잡고, 술은 있는대로 마시고, 별로 괜찮지 않으면서 괜찮다고 말하고. 그러다 또 나빠지는 과정에 들어서면 나는 왜 이렇게 나약할까, 내가 과도하게 징징거리고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한번쯤 내 자신을 지키는 선택을 하고 싶어서 실제로 해봤는데, 죄책감을 떨칠 수가 없고. 이게 내 자신을 지키는 선택이 정말 맞는지 의심이 들고.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았다면 또 패이듯 심하게 갈라졌겠지, 하다가도 근데 이것도 혹시 합리화 아닌가 해서 괜히 불편하고.

조금만 쉬었으면 좋겠다. 다 나을 때까지. 이런 생각을 한 10년째 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쉴 수 있는건지, 쉬는 게 뭔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이번에도 내가 선택한 길이다. 되도록 후회는 적게 하도록 하자. 

일단은 조만간 피부과 가서 손가락 마디부터 고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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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취한 귀갓길

버스에 몸을 싣고. 취객이 되어 생각한다.
다시 돌아가더라도 이렇게 살아야겠다.
이보다 더 잘 해낼 수는 없을 것 같다.
모든 분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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